스터디를 하게 된 계기

전 회사에서 함께 사무실의 밤을 지키던 동료들이 있었다. 전우 같은 동료들이였다. 언제나 사무실의 밤을 지키며 시스템의 에러를 함께 해결해나가고 정보들을 공유하였다. 우리는 에러라는 적의 전략을 파악하고 서버에 침투하여 전투를 하는 말 그대로 전우였다. 우리는 에러를 더 잘 해결하기 위해 함께 스터디를 시작하였다. 출근하기 전에 아침8시에 모여하는 스터디는 쉽지 않았지만 즐거움도 함께 했기에 지속 할 수 있었다. 전우와 함께하는 생활은 항상 즐겁다.

첫 번째 스터디를 하고 있던 우리는 스터디 자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의 성장에 대한 욕구는 DNA에 이미 프로그래밍 되어있는 목적 그 자체라고 느껴졌다. 식사를 하지 않으면 결국 배고파서 음식을 찾게 되는 그런 원초적 욕구 같은거? 그래서 나는 주말에 두 번째 스터디를 만들게 되었다. 팀원은 회사에 CS지식이 부족하여 힘들어 하는 회사동료와 이제 개발공부를 시작한 친구였다. 이렇게 나는 두개의 스터디를 하게 되었고 아직 즐겁게 하고 있다.

팀원들의 성장을 위해서

스터디를 한다고 혼자만 성장 할 수 없다. 모두가 성장 할 수 있어야 즐거움이 배가 된다. 그래서 스터디 리더로서 어떻게 하면 모두가 함께 성장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래서 스터디리더로서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정리를 해본다.

팀원들의 성장의 욕구와 동기부여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고 어쩌면 스터디 리더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성장에 대한 욕구가 있지만 그 욕구는 개인에 따라 무의식에 의해서 통제되어 표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팀원들에게 무리한 동기부여나 공부를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 될 수도 있다.

나는 팀원들에게 성장의 욕구를 표출시키기 위해서 동기부여가 될만한 말을 하기보다는 스터디 하는 분위기를 즐거운 분위기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공부는 고통스러운게 아니다. 어쩌면 즐거운거 일 수도 있다. 마치 여행을 가서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서 산을 오르는 과정은 힘들지만 정상에서 원하는 풍경을 보면 모든 것이 보상되는 그런거

팀원들의 생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

세상의 모든 질문에 완벽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신이 아니다.

팀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기 두려워 할때가 있다. 이해가 안된다는 말을 하기가 두려울 수 있다. 틀리는 게 두려울 수 있다. 하지만 나도 개발 관련 된 어느 부분도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A라는 지식을 알게되면 A뒤에서 B라는 지식이 기다리고 있다. 이 법칙은 틀린 적이 없다. 그러므로 내가 할 수 있는건 내 수준에 내 앞에 있는 지식을 하나씩 하나씩 점령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개발자들이 자신의 수준에서 자신 앞에 있는 지식과 투쟁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스터디 리더로서 “이해했어요?”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해했어요?” 폭력적일 수 있다. “내가 설명을 했으니 넌 이해해야된다” 라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이것에 대해서 본인 생각은 어때요?”가 바른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스터디를 리드한다는 건 내 머리 속에 있는 지식의 지도로 팀원들을 이끌고 가는 것이다. 내 머리 속의 지도이니 나에게는 너무 명확하지만 팀원들에게는 명확하지 않는게 당연하다. 그러니 팀원들의 생각을 들어야한다. 팀원들이 본인의 생각을 말하면 나는 팀원의 지식의 지도에 들어가 팀원의 지도에서 비워있는 부분 혹은 팀원의 지도에는 있지만 나의 지도에는 비워 있는 부분을 찾아서 채워넣어야 한다.

팀원들의 생각을 이끌기 위해서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권위적인 분위기가 가장 위험하다. (리더가 많이 알고 있으면 권위는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팀원들이 스터디리더를 잡아먹도록 해야된다. 예를들면 팀원들 본인 스스로가 설명에 대한 이해가 안된다면 그것은 설명하는 리더가 제대로 설명을 못해서이다. 팀원들의 지도를 파악하지 않고 리더 본인의 지도를 보고만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팀원의 지도를 파악 할 수 있도록 리더에게 공격적으로 질문을 해줘야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리더는 맨날 공격받는 호구가 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한다.

스터디 내용에 대한 문서화

말은 휘발적이다. 말로 설명하는 지식은 지식의 지도에서 노드와 노드 사이의 거리가 멀다.(개발자이므로 노드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 두 노드사이에 섬세한 내용들을 담아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지식을 글로 작성해 볼 필요가 있다. 글은 노드 사이의 섬세한 내용들을 생각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내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기도 하다. 글을 작성하면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식에 대해서 비워져있는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스터디를 하면 그에 대한 내용을 담주까지 글로 정리하도록 했다. 중요한 건 완벽하게 스터디 내용을 정리하는게 아니다. 스터디 한 내용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비워져 있는 부분을 발견하기 위함이다. 그러게 채워나간 지식은 휘발되지 않는다.

모두를 위해서

누구나 욕망을 갖고 있다. 이 욕망을 어떻게 표출하느냐에 따라 세상의 문제들이 해결 될 수도 있고 인류의 종말로 연결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나는 그 욕망을 나의 개발일로 표출한다. 또 모두가 자신의 일로 자신들의 바람직한 욕망을 표출하도록 돕고 싶다. 그게 내가 스터디를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